르누아르 작품 '선상파티의 점심'에 그려진 인물들은 누구일까요

1880년 화가 르누아르가 41세인 때, 파리 근교의 강변 마을에서 뱃사공을 그리고 있다고 친구에게 서신을 합니다. 그는 오랜 시간 그걸 하기 위해 좀이 쑤셨던 듯합니다. '젊음은 영원하지 않으니, 이런 축제 분위기를 미루고 싶지 않다' 고 썼습니다.

 

그의 명화 선상파티의 점심(Luncheon of the Boating Party)은 14명의 젊은이들이 세느 강이 내려다보이는 눈부신 발코니에서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절반쯤 차 있는 와인 병, 금빛 포도와 배가 흰 테이블시트 위에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편안히 이야기하며 치근대고 있습니다.

 

이 그림의 모델들은 모두 르누아르와 아는 사이입니다. 그는 모델들에게 자세를 취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모델, 배우, 부유한 화가, 레스토랑 오너 등 다양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어우러져 연출하지 못했습니다. 병사들을 집합시키는 수준의 난제였던 것 같습니다. 모델들이 협조적이지 않았습니다.

 

한 번은 르누아르가 못 참겠는지 한 여성을 프로젝트 진행 중에 제외시켰습니다. 연구진들이 X선과 적외선으로 그림을 테스트한 결과, 르누아르는 그녀를 그림에서 긁어내고 그녀의 빈 자리를 다른 사람으로 채워넣었습니다.

 

그 자리는 왼편으로 다소 떨어진 붉은 꽃의 밀짚모자를 쓴 여성이 자리잡았습니다. 그녀는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작은 강아지와 놀고 있습니다. 그녀는 앨린 샤리고트 라는 21세의 시골 여성을 모델로 했습니다.

 

샤리고트는 르누아르가 살았던 거리의 건너편에 있는 크림 공장의 직원이었습니다. 그녀는 '선상파티의 점심' 그림을 위해 자세를 취하는 당시에는 르누아르와 두터운 친분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녀에게 반했고 연인사이가 됐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나니 그림이 좀 달라보이긴 합니다. 그림에 등장하는 모델들 중 르누아르와 뭔가 각별해 보이는 사람이 느껴지십니까? 그는 '사랑'을 작품에 표현한 유일한 인상파 화가라고 합니다.

샤리고트는 르누아르가 가장 좋아하는 모델 중 하나였고, 애인이자 아내가 됐습니다.

 

그림에서 샤리고트와 대각선 반대편에 꽤 멀리 뒤에 위치한 또다른 여성은 두 명의 신사 사이에 서 있습니다. 그녀 역시 머리에 꽃모자를 썼는데, 드레스와 맞추기 위해서 검은색을 택한 듯합니다. 하얀 새틴 소매깃의 이 여성은 유명 배우인 쟌느 사마리 로 추측됩니다.

 

그녀는 명성이 어마어마했고 은행원 아들과 약혼했을 무렵은 더 유명해졌습니다. 이 사실은 신문의 가십난에 쓰였는데 남성 측 부모가 반대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림에서 사마리는 그녀의 귀를 장갑 낀 손으로 막고 있습니다. 아마 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으로 추측됩니다.

 

갈색 중절모를 쓴 사람은 장밋빛 뺨의 여성과 대화를 나눈 채 뒤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그는 배런 바르비에 이며 프랑스령 베트남 사이공의 통치자였으나 1880년에 이 레스토랑 근처에 살면서 르누아르의 큰 캔버스를 본인 집에 보관했습니다.

 

르누아르는 16개월 간 파리부터 샤또의 레스토랑까지 이곳저곳 여행하며 그림 작업을 했습니다. 그 시기 동안 불미스런 사고가 있었는데, 자전거에서 떨어져 오른팔이 부러졌습니다. 더군다나 그는 오른손잡이였기 때문에 사고 직후 왼손에 붓을 잡고 작업을 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명작이 된 것입니다.